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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자
"평생 이 좁은 칸을 짊어지고 살았다"
문경자님의 이미지

문경자(1961년생/말바우시장/과일노점상/경력 32년)
문경자는 1960년 담양군 대덕면에서 4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나 열 살에 국민학교에 입학한다. 형편이 어려워 동생을 돌보고 농사일을 돕느라 출석보다 결석을 더 많이 하며 학교에 다닌다. 중학교 입학이 소원이었지만 ‘가이네를 중학교에 보내냐’는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친구와 서울로 올라가 식모살이를 하다가 대한전선 공장에서 일한다. 열여덟 살에 광주로 내려와 언니, 오빠와 함께 살며 학생사에 취직, 앨범 만드는 일을 한다. 스물여섯 살 언니와 지인의 중매로 남편을 만나 약혼식을 하고 동거를 시작, 8년간 일했던 학생사를 그만두고 남편의 일터에서 함께 일하며 딸을 낳는다. 2년 후 아들 쌍둥이를 낳는다. 하지만 어린 세 자녀만 방안에 남겨둔 채, 남편 일터와 김밥집에서도 일하고, 문흥동 노점에서는 호떡과 찐 옥수수를 파는 일을 한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도 재개발 건축일을 병행하여 3층 건물과 원룸을 갖는다.
1992년에는 직접 캐 온 조개를 팔기 위해 말바우시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신포 앞바다에서 새만금간척사업공사로 조개 채취를 하지 못하게 되자, 조개 대신 찐 옥수수와 과일을 판매한다. 2012년 자녀들이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독립하자 결혼 초부터 폭력을 행사하고 춤바람이 심했던 남편한테 위자료를 주며 이혼한다. 그 후, 말바우시장에 있는 1층 상가도 매입하고 노후를 보낼 시골집도 마련한다.
지금도 말바우시장 노점에서 여전히 활기차게 과일과 옥수수를 팔며, 필요하다 싶은 이에게 옷과 양말을 나눠주기도 하고 틈틈이 다듬은 채소로 직접 먹을거리를 만들어 주위 노점상인이나 지인과 나누며 그지없이 편안한 삶을 누린다.

구술채록 조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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